받아쓰기 급수표는 학교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받은 급수표가 우리 아이 학교 것과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3학년이라도 교과서 출판사가 다르면 단원 순서가 달라지고, 담임 선생님이 직접 만드신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급수를 나누는 원리는 비슷합니다. 어떤 순서로 어려워지는지 아시면 어떤 급수표를 받으셔도 활용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글에는 학년별로 받아쓰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집에서 연습시키는 순서, 자꾸 틀리는 유형을 다루는 법, 점수를 대하는 태도까지 정리했습니다.
학년에 따라 무엇이 어려워지나
받아쓰기는 학년이 올라가면서 세 단계로 어려워집니다. 어느 단계에서 막히는지 아시면 연습 방향이 잡힙니다.
1학년은 낱말 하나부터 시작합니다. 받침 없는 낱말에서 시작해 홑받침, 그다음 쌍받침으로 넘어갑니다.
이 단계에서는 소리 나는 대로 쓰면 대부분 맞습니다. 아이가 글자와 소리의 관계를 익히는 시기입니다.
2학년부터 짧은 문장이 나옵니다. 띄어쓰기가 여기서 처음 점수에 반영되기 시작합니다.
낱말은 다 맞았는데 점수가 깎이는 일이 생깁니다. 아이 입장에서는 억울한 시기입니다.
3학년은 문장이 길어지고 소리와 표기가 다른 낱말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같이, 굳이, 해돋이처럼 발음만 듣고는 못 쓰는 것들입니다.
3학년에서 갑자기 점수가 떨어지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저학년 방식대로 소리 나는 대로 쓰면 틀리기 시작합니다.
4학년 이후로는 받아쓰기를 따로 하지 않는 학교가 많습니다. 대신 글쓰기 안에서 맞춤법을 봅니다.
급수표는 어디서 구하나
가장 정확한 것은 담임 선생님이 나눠 주신 것입니다. 학급 누리집이나 알림장에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로 없다면 교과서 단원 끝의 낱말 모음을 쓰셔도 됩니다. 받아쓰기 문제는 대개 그 안에서 나옵니다.
인터넷 급수표를 쓰실 때는 학년만 맞추지 마시고 교과서 출판사도 확인하십시오. 출판사가 다르면 단원 순서가 달라집니다.
교과서 표지 아래에 출판사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아이 교과서를 한 번 보시면 됩니다.
급수표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이가 쓴 일기나 독서록에서 틀린 낱말을 모으시면 그것이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목록입니다.
집에서 연습하는 순서
바로 받아쓰기부터 하면 틀린 것을 고치느라 시간이 다 갑니다. 아래 순서가 부담이 적습니다.
첫째, 소리 내어 읽습니다. 아이가 낱말을 보고 먼저 읽게 합니다. 읽지 못하는 낱말은 쓸 수도 없습니다.
둘째, 뜻을 짧게 확인합니다. 무슨 뜻인지 모르는 낱말은 외워도 금방 잊습니다. 한 문장으로 설명해 주시면 됩니다.
셋째, 그다음에 불러 주고 쓰게 합니다. 이때 한 번에 열 개를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넷째, 틀린 것만 모아 다음 날 다시 합니다. 맞은 것을 또 쓰는 것은 시간 낭비입니다.
불러 주실 때는 또박또박 두 번 읽어 주십시오. 실제 시험에서도 두 번 불러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천천히 읽으면 오히려 어려워집니다. 낱말 단위로 끊지 말고 문장을 자연스럽게 읽어 주시는 편이 실제와 가깝습니다.
자주 틀리는 유형 세 가지
소리와 표기가 다른 낱말이 가장 많습니다. 구름이를 구르미로 쓰는 식입니다.
이것은 규칙을 설명하기보다 자주 만나게 하는 편이 빠릅니다. 저학년에게 연음 법칙을 설명해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대신 낱말의 원래 모양을 보여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구름에 이가 붙은 것이라고 알려 주시는 정도입니다.
비슷한 소리의 낱말도 흔합니다. 되와 돼, 왠과 웬, 낫다와 낮다 같은 것입니다.
이것은 고학년까지 이어지므로 급하게 다루지 않으셔도 됩니다. 자주 쓰는 것부터 하나씩 잡으시면 됩니다.
겹받침도 자주 틀립니다. 앉다, 없다, 읽다처럼 받침이 두 개인 낱말입니다. 발음할 때 하나만 들려서 그렇습니다.
띄어쓰기는 어떻게 가르치나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걸리는 부분입니다. 조사는 붙이고 의존명사는 띄는 것이 기본인데, 저학년에게 문법 용어로 설명해도 안 들어갑니다.
문장 단위로 익히게 하십시오. 규칙을 외우는 것보다 자주 쓰는 문장을 통째로 익히는 편이 빠릅니다.
도움이 되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문장을 읽을 때 띄는 곳에서 살짝 쉬어 읽어 주시는 것입니다. 귀로 익히면 손이 따라갑니다.
공책의 칸을 쓰는 것도 좋습니다. 띄어 쓸 자리에 한 칸을 비우는 연습이 눈에 보이게 남습니다.
다만 띄어쓰기는 어른도 자주 틀립니다. 완벽을 목표로 하지 마시고 자주 쓰는 형태만 잡아 주시면 충분합니다.
점수를 어떻게 대해야 하나
받아쓰기 점수를 크게 다루면 아이가 시험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면 틀리는 것 자체를 숨기려 합니다.
공책을 안 보여 주거나 급수표를 잃어버렸다고 하기 시작하면 이미 부담이 된 것입니다.
틀린 개수보다 지난번에 틀린 것을 이번에 맞혔는지를 봐 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100점을 받았을 때 크게 칭찬하시면 점수가 목적이 됩니다. 대신 “저번에 틀렸던 거 이번엔 맞았네”라고 해 주시면 과정을 보게 됩니다.
받아쓰기는 맞춤법을 익히는 도구이지 서열을 매기는 시험이 아닙니다. 급수표를 다 떼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글을 쓸 때 덜 틀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하루에 얼마나 연습시키면 되나요?
10분에서 15분이면 충분합니다. 길게 하면 아이도 지치고 다음 날 거부합니다.
Q. 계속 같은 낱말을 틀립니다.
그 낱말이 들어간 짧은 문장을 만들어 쓰게 해 보십시오. 낱말만 반복하는 것보다 문장 속에서 익히는 쪽이 오래갑니다.
Q. 1학년인데 벌써 연습을 시켜야 할까요?
학교에서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글자를 읽는 것이 아직 힘들다면 읽기부터 도와주시는 편이 순서에 맞습니다.
Q. 아이가 받아쓰기를 싫어합니다.
양이 많거나 점수 부담이 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개수를 절반으로 줄이시고 점수 이야기를 안 하시면 대개 나아집니다.
Q. 연필로 쓰게 하나요, 지우개를 쓰게 하나요?
연필로 쓰고 지우개를 쓰게 하셔도 됩니다. 다만 실제 시험에서 시간이 부족해지므로 고쳐 쓰는 횟수는 줄이는 편이 낫습니다.
Q. 4학년인데도 맞춤법이 약합니다.
받아쓰기 급수표보다 아이가 실제로 쓴 글에서 틀린 낱말을 모으시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자기가 쓰는 낱말이라 기억에 남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떻게 진행되나
학교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비슷한 틀로 갑니다. 미리 아시면 집에서 준비하기가 쉽습니다.
급수표를 미리 나눠 주고 정해진 날에 시험을 봅니다. 대개 일주일에 한 번, 열 문제 안팎입니다.
불러 주는 방식은 선생님마다 다릅니다. 두 번 읽어 주시는 경우가 많고, 문장 전체를 한 번에 읽는 곳도 있습니다.
채점은 낱말 단위인 곳도 있고 문장 단위인 곳도 있습니다. 문장 단위면 한 글자만 틀려도 그 문장이 통째로 틀립니다.
아이가 점수를 이해 못 하겠다고 하면 채점 방식부터 확인해 보십시오. 알림장이나 학급 누리집에 적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급수를 통과하면 다음 급수로 넘어가는 방식도 있습니다. 이 경우 아이마다 진도가 달라져서 비교가 생기기도 합니다.
맞춤법이 약한 아이를 돕는 다른 방법
받아쓰기만으로 맞춤법이 잡히지는 않습니다.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면서 자리 잡습니다.
읽기가 먼저입니다. 글자를 눈으로 자주 본 아이는 틀린 표기를 보면 어색하다고 느낍니다. 규칙을 몰라도 감으로 압니다.
쓸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일기가 부담스러우면 짧은 메모도 좋습니다. 냉장고에 붙이는 쪽지나 가족에게 남기는 한 줄이면 충분합니다.
아이가 쓴 글에서 틀린 것을 전부 고쳐 주지 마십시오. 한 번에 한두 개만 짚어 주셔야 다음에도 씁니다.
자주 틀리는 낱말을 모아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공책 뒤쪽에 나만 틀리는 낱말 목록을 만들면 반복이 보입니다.
그리고 맞춤법은 어른도 계속 틀립니다. 완벽을 목표로 잡으시면 아이가 쓰기를 무서워합니다.
마무리하며
받아쓰기는 급수표를 빨리 떼는 경기가 아닙니다. 틀린 낱말을 다시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루 열 개, 틀린 것만 다음 날 다시. 이 정도만 지켜도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그리고 맞춤법은 결국 많이 읽고 많이 쓰면서 자리 잡습니다. 받아쓰기는 그 과정을 조금 앞당겨 주는 도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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