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집 코너에 서면 같은 학년 같은 과목인데도 종류가 열 개가 넘습니다. 표지만 봐서는 무엇이 다른지 알기 어렵습니다.
문제집은 난이도와 목적이 다를 뿐 좋고 나쁨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아이가 지금 어느 단계인지에 따라 맞는 것이 달라집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집에는 사놓고 안 푸는 문제집이 있습니다. 새로 사기 전에 왜 멈췄는지를 보시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습니다.
이 글에는 문제집의 종류를 구분하는 법, 아이 수준을 확인하는 방법, 전과목과 과목별 중에 고르는 기준, 끝까지 푸는 방법까지 정리했습니다.
문제집은 크게 세 종류입니다
표지에 적힌 이름은 제각각이지만 성격으로 나누면 셋입니다.
개념서는 교과서 내용을 다시 설명해 주는 책입니다. 수업을 따라가기 벅찬 아이에게 맞습니다. 문제 수는 적고 설명이 깁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하는 아이라면 여기부터 시작하셔야 합니다. 문제를 더 푼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기본 문제집은 교과서 수준의 문제를 반복합니다. 대부분의 아이에게 맞는 기본 선택입니다.
학교 진도를 따라가면서 한 번 더 풀어 보는 용도입니다. 단원평가 대비에도 이것이면 충분합니다.
심화 문제집은 응용과 사고력 문제 중심입니다. 기본이 이미 편한 아이가 아니면 오히려 자신감을 깎습니다.
순서를 건너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기본이 흔들리는데 심화를 사면 열 쪽도 못 넘깁니다.
우리 아이 단계를 어떻게 확인하나
서점에서 후보 문제집의 중간 단원을 펴서 다섯 문제를 풀려 보십시오. 앞부분은 쉬운 문제가 모여 있어 판단이 어렵습니다.
- 네 개에서 다섯 개를 맞히면 그 아이에게 편한 수준입니다. 복습용으로 좋습니다
- 두 개에서 세 개면 딱 맞는 수준입니다. 조금 어려우면서 끝까지 갑니다
- 한 개 이하면 지금은 어렵습니다. 한 단계 아래를 보십시오
학년 표시만 보고 고르시면 안 맞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4학년 문제집끼리도 난이도 차이가 큽니다.
아이를 데려가기 어려우시면 미리보기가 되는 온라인 서점에서 중간 부분을 보시고, 사진을 찍어 아이에게 풀려 보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전과목과 과목별 중에 무엇을 고르나
저학년은 전과목 한 권이 편합니다. 과목마다 따로 사면 관리가 늘어나고 아이도 부담을 느낍니다.
1학년에서 2학년은 과목 사이 실력 차이가 크지 않아서 한 권으로 충분합니다.
고학년은 과목별로 나누시는 편이 낫습니다. 수학은 더 풀어야 하고 사회는 정리만 하면 되는 식으로 과목마다 필요한 양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기준은 단순합니다. 과목 사이에 실력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하면 과목별로 나눌 때입니다.
대개 3학년에서 4학년 무렵에 이 시점이 옵니다. 수학이 어려워지고 사회와 과학이 새로 들어오는 시기입니다.
몇 권이 적당한가
한 과목에 한 권이 기본입니다. 두 권을 사시면 대개 둘 다 못 끝냅니다.
끝까지 푼 한 권이 반만 푼 세 권보다 낫습니다. 문제집의 효과는 반복에서 나오는데, 여러 권을 조금씩 풀면 반복이 안 생깁니다.
다 푼 뒤에 틀린 문제만 다시 푸는 것이 두 번째 권을 사는 것보다 효과가 큽니다.
같은 문제집을 두 번 푸는 것을 아까워하지 마십시오. 두 번째에 맞히는 문제가 진짜 아는 문제입니다.
사놓고 안 푸는 문제집
거의 모든 집에 있습니다. 원인은 대개 셋 중 하나입니다.
- 수준이 안 맞는다 어려우면 미루고 쉬우면 지루해합니다
- 분량이 많다 하루 한 쪽으로 잡아도 끝나는 책을 고르셔야 합니다
- 언제 푸는지 안 정했다 시간을 정하지 않으면 매일 미뤄집니다
이미 안 풀고 있는 문제집은 새로 사기 전에 왜 멈췄는지부터 보십시오. 같은 이유로 다음 책도 멈춥니다.
분량이 문제라면 하루에 풀 양을 연필로 표시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끝이 보이면 시작하기가 쉬워집니다.
중간에 멈춘 문제집은 처음부터 다시 하기보다 멈춘 자리에서 이어 가게 하십시오. 앞부분을 다시 풀다가 또 지칩니다.
채점과 오답 정리는 어떻게 하나
저학년은 부모가 채점하시고, 고학년은 아이가 하고 부모가 확인하는 방식이 적당합니다.
스스로 채점하면서 틀린 이유를 보는 것도 공부입니다. 다만 답만 베끼지 않는지는 한 번씩 확인하셔야 합니다.
틀린 문제에는 표시만 해 두고 넘어가십시오. 그 자리에서 바로 고치게 하면 답을 외우게 됩니다.
단원이 끝나면 표시해 둔 문제만 다시 풉니다. 이때도 틀리면 그 문제는 개념을 다시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오답 노트를 따로 만드는 것은 고학년부터로 충분합니다. 저학년에게는 옮겨 적는 일 자체가 부담입니다.
진도와 맞추는 방법
학교 진도와 같이 가는 쪽이 아이에게 편합니다. 배운 것을 바로 풀면 이해가 붙습니다.
배우기 전에 풀면 설명을 따로 해 주셔야 해서 부모 손이 많이 갑니다.
방학에는 지난 학기 복습이 다음 학기 예습보다 낫습니다. 구멍이 있으면 다음 학기에 그대로 이어집니다.
학기 중에는 단원평가 일정에 맞추시면 좋습니다. 시험 보기 전에 그 단원을 한 번 풀어 두면 아이도 자신감이 생깁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무료로 내려받는 학습지도 괜찮을까요?
연산 연습처럼 반복이 목적인 것은 충분합니다. 다만 단원 구성과 난이도 흐름이 없으므로 주 교재로 쓰기에는 부족합니다.
Q. 학원을 다니는데 문제집도 필요한가요?
학원 교재로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 양이 겹치면 아이가 지칩니다. 학원 선생님께 먼저 물어보십시오.
Q. 아이가 문제집을 싫어합니다.
양이 많거나 수준이 안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하루 한 쪽으로 줄여 보시고, 그래도 싫어하면 난이도를 낮춰 보십시오.
Q. 수학 문제집은 몇 권이 적당한가요?
기본 한 권이면 충분합니다. 여유가 있고 아이가 원한다면 연산 교재를 하나 더 두는 정도입니다.
Q. 서술형 문제집은 따로 사야 하나요?
요즘 기본 문제집에도 서술형이 들어 있습니다. 학교 시험에서 서술형 비중이 높다면 그때 따로 보시면 됩니다.
Q. 답지는 아이에게 주나요?
저학년은 부모가 보관하시는 편이 낫습니다. 고학년은 스스로 채점하게 하되 답을 보고 푸는 습관이 생기지 않는지 확인하십시오.
학년별로 무엇에 무게를 두나
같은 문제집이라도 학년에 따라 쓰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1학년에서 2학년은 양보다 습관입니다. 하루 한 쪽이라도 같은 시간에 앉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 시기에 많이 풀리면 공부가 힘든 것이라는 인상이 남습니다. 문제 수보다 끝냈다는 느낌이 중요합니다.
3학년에서 4학년은 과목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수학에서 분수와 소수가 나오고 사회와 과학이 새로 들어옵니다.
이때 약한 과목이 생기면 그 과목만 따로 보완하셔야 합니다. 전과목 한 권으로는 부족해지는 시점입니다.
5학년에서 6학년은 중학교 준비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다만 선행보다 지금 배우는 것을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입니다.
초등 내용에 구멍이 있으면 중학교에서 그대로 드러납니다. 특히 분수와 비율은 중학 수학의 바탕이 됩니다.
문제집 말고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모든 아이가 문제집으로 잘 배우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를 푸는 방식이 안 맞는 아이도 있습니다.
교과서를 다시 읽는 것이 의외로 효과적입니다. 학교에서 한 번 배운 내용이라 혼자 읽어도 이해가 됩니다.
교과서에 있는 문제를 다시 푸는 것도 좋습니다. 시험은 교과서에서 나옵니다.
설명하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배운 것을 부모에게 설명하게 하면 어디를 모르는지 바로 드러납니다.
연산이 약한 경우에는 문제집보다 짧은 연산 연습을 매일 하는 편이 낫습니다. 하루 5분이면 충분합니다.
아이가 문제집을 거부한다면 한동안 쉬어 가셔도 됩니다. 억지로 시켜서 생긴 거부감이 더 오래 갑니다.
마무리하며
문제집은 많이 사는 것보다 한 권을 끝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끝낸 경험이 다음 권을 끝내게 합니다.
고르실 때는 표지가 아니라 중간 단원을 펴 보십시오. 다섯 문제면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문제집은 도구입니다. 다 푸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모르는 것을 찾아내는 것이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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