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용돈을 달라고 하기 시작하면 얼마가 적당한지부터 막막합니다. 주변에 물어보면 집마다 편차가 커서 기준을 잡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어떤 집은 주 2천원인데 어떤 집은 월 5만원입니다. 둘 다 틀린 것이 아니라 용돈으로 해결하는 범위가 다른 것입니다.
사실 금액보다 중요한 것은 주는 방식입니다. 같은 3만원이라도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아이가 배우는 것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 글에는 학년별 금액을 정하는 기준과, 주기를 어떻게 잡는지, 모자란다고 할 때 어떻게 하는지, 세뱃돈은 어떻게 다루는지까지 정리했습니다.
금액은 무엇을 기준으로 정하나
평균을 찾기보다 우리 집 기준을 세우시는 편이 낫습니다. 아래 세 가지를 정하시면 금액은 자동으로 나옵니다.
첫째, 무엇을 용돈으로 해결하게 할지 정합니다.
간식만인지, 준비물과 친구 선물까지인지에 따라 금액이 두 배 넘게 차이 납니다. 이것을 안 정하면 매번 따로 달라고 하게 되고 용돈의 의미가 없어집니다.
처음에는 좁게 시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간식과 작은 문구류 정도로 시작해서 학년이 올라가면 범위를 넓히십시오.
둘째, 아이가 쓸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봅니다.
학교 앞 문구점과 편의점 가격을 한 번 알아 두시면 현실적인 금액이 나옵니다. 요즘 문구점 물건값이 생각보다 올랐습니다.
셋째, 저축 몫을 넣을지 정합니다.
모으는 경험을 시키시려면 쓰는 돈보다 조금 넉넉해야 합니다. 다 쓰면 남는 것이 없어서 모을 수가 없습니다.
학년별 대략의 눈금
아래는 간식과 소소한 문구류 정도를 해결하는 기준입니다. 준비물이나 친구 선물까지 포함하시면 더 올려 잡으셔야 합니다.
| 학년 | 흔한 범위 | 주기 |
|---|---|---|
| 초등 1학년에서 2학년 | 주 2천원에서 3천원 | 주 단위 |
| 초등 3학년에서 4학년 | 주 4천원에서 5천원 | 주 단위 |
| 초등 5학년에서 6학년 | 월 2만원에서 3만원 | 월 단위로 넘어가는 시기 |
| 중학생 | 월 3만원에서 5만원 | 월 단위 |
이 표는 정답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지역과 집안 사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정상입니다.
친구들과 비교하게 되는 것이 걱정이시라면, 처음부터 우리 집은 이만큼을 이런 범위로 준다고 분명히 말씀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주는 주기를 어떻게 잡나
저학년은 주 단위가 맞습니다. 한 달은 아이가 계획을 세우기에 너무 긴 시간입니다.
1학년에게 한 달 치를 주면 사흘 만에 다 씁니다. 그리고 남은 스물일곱 날을 견디지 못합니다.
5학년 무렵부터 월 단위로 넘기시면 계획 세우는 연습이 됩니다. 처음 두세 달은 중간에 다 써서 곤란해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때 보충해 주지 않는 것이 이 연습의 핵심입니다. 모자란 경험이 없으면 계획을 세울 이유도 없습니다.
넘어가는 중간 단계로 2주 단위를 두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 달이 부담스러운 아이에게 적당합니다.
주는 날을 정해 두십시오. 매주 일요일이나 매달 1일처럼 정하면 아이도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심부름 값으로 주는 것은 어떤가
집안일에 값을 매기는 방식은 의견이 갈립니다. 돈을 버는 경험이 된다는 쪽과, 가족의 일에 값을 매기게 된다는 쪽이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경험을 강조하는 쪽에서는 노동과 보상의 관계를 일찍 배운다고 봅니다.
반대쪽에서는 아이가 대가 없이는 집안일을 안 하게 된다고 봅니다. 실제로 “얼마 줄 건데”라고 되묻는 일이 생깁니다.
절충하는 집이 많습니다. 자기 방 정리나 식사 준비 돕기처럼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은 값을 매기지 않고, 그 밖의 일에만 따로 보상을 두는 방식입니다.
어느 쪽을 택하시든 기준을 미리 정해서 알려 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때그때 달라지면 아이가 협상 대상으로 여깁니다.
모자란다고 할 때
정한 용돈을 다 쓰고 더 달라고 하는 일은 반드시 생깁니다. 여기서 어떻게 하시느냐가 이 연습의 절반입니다.
기본은 미리 정한 기준을 지키시는 것입니다. 한 번 더 주면 다음에도 더 달라고 합니다.
다만 꼭 필요한 지출이라면 다음 용돈에서 빼는 방식으로 빌려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빌린 것과 받은 것이 다르다는 것을 배웁니다.
친구 생일 선물처럼 예상 못 한 지출이 있다면 그것은 용돈 범위 밖으로 정해 두셔도 됩니다.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자라서 못 사는 경험 자체가 공부입니다. 그때 아이가 실망하더라도 다음 달에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용돈기입장은 꼭 써야 하나
강제로 쓰게 하면 대개 한 주 만에 그만둡니다. 대신 한 달에 한 번 같이 돌아보는 시간을 두시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 달에 무엇을 샀는지, 사고 나서 후회한 것이 있는지 정도만 이야기해도 충분합니다.
기록보다 내가 어디에 돈을 쓰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쓰겠다는 아이라면 칸이 많은 것보다 단순한 것이 낫습니다. 날짜, 쓴 곳, 금액, 남은 돈 네 칸이면 충분합니다.
영수증을 모으는 방법도 있습니다. 쓰는 것보다 부담이 적고 한 달에 한 번 펼쳐 보면 흐름이 보입니다.
세뱃돈과 용돈은 다르게 봅니다
세뱃돈은 한 번에 큰 금액이 들어오므로 용돈과 같이 다루기 어렵습니다.
일부는 아이가 쓰게 하고 나머지는 아이 이름 계좌에 넣는 방식이 많습니다. 비율은 미리 정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전부 맡아 두시면 다음 해부터 아이가 숨깁니다. 자기 돈이라는 감각이 없으면 관리도 안 배웁니다.
통장을 만들어 주시고 잔액을 같이 보시면 모으는 재미를 느낍니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눈에 보여야 합니다.
큰 물건을 사고 싶어 하는 아이라면 세뱃돈을 그쪽으로 모으게 하는 것도 좋은 연습입니다. 목표가 있으면 모으기가 쉬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들이 더 많이 받는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요?
아이가 말하는 액수는 부풀려진 경우가 많습니다. 남과 비교하는 대신 우리 집에서 용돈으로 무엇을 해결하기로 했는지를 다시 짚어 주시면 됩니다.
Q. 몇 살부터 주는 것이 좋을까요?
돈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시기, 대개 초등학교 입학 무렵부터입니다. 그전에는 금액 개념이 없어서 의미가 적습니다.
Q. 용돈을 다 쓰고 더 달라고 하면요?
미리 정한 기준을 지키시는 편이 좋습니다. 꼭 필요한 지출이라면 다음 용돈에서 빼는 방식으로 빌려 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Q. 성적이나 상을 받으면 돈을 주는 것은 어떤가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지만, 보상이 없으면 안 하게 되는 문제가 생깁니다. 돈보다 같이 축하하는 방식이 오래갑니다.
Q. 체크카드를 만들어 줘도 될까요?
고학년부터 고려해 볼 만합니다. 다만 현금으로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보는 경험이 먼저입니다. 카드는 얼마 썼는지 감이 안 옵니다.
Q. 형제가 있으면 금액을 어떻게 하나요?
학년에 따라 차이를 두시되 왜 다른지 설명해 주십시오. 동생에게는 “너도 몇 학년 되면 이만큼 받는다”고 알려 주시면 받아들입니다.
나이에 따라 배우는 것이 달라집니다
용돈은 금액이 아니라 단계로 보시면 방향이 잡힙니다. 나이마다 배울 수 있는 것이 다릅니다.
초등 저학년은 돈으로 물건을 바꾼다는 것을 익히는 단계입니다. 직접 계산하고 거스름돈을 받아 보는 경험이 전부입니다.
이 시기에는 가게에서 스스로 계산하게 해 보시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계획까지 기대하시면 실망하십니다.
초등 중학년은 기다리는 연습을 하는 단계입니다. 지금 사고 싶은 것을 참고 나중에 더 좋은 것을 사는 경험입니다.
이때 갖고 싶은 물건을 정해 놓고 모으게 하시면 좋습니다. 목표가 눈에 보이면 기다릴 수 있습니다.
초등 고학년은 나누는 연습입니다. 한 달 치를 받아 쓸 것, 모을 것으로 나누는 것입니다.
중학생이 되면 여기에 친구 관계에서 쓰는 돈이 더해집니다. 이 시기에 규칙이 없으면 금액이 계속 올라갑니다.
형제가 있으면 어떻게 하나
형제가 있는 집에서 용돈은 늘 비교 대상이 됩니다. 기준이 분명하지 않으면 매번 다툼이 생깁니다.
학년에 따라 차이를 두시되 왜 다른지 설명해 주십시오. 동생에게는 “너도 몇 학년 되면 이만큼 받는다”고 알려 주시면 받아들입니다.
같은 학년인 쌍둥이라면 같은 금액이 맞습니다. 다만 쓰는 방식이 다른 것까지 맞추려 하지는 마십시오.
한 아이가 계속 남기고 다른 아이가 계속 모자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성격 차이이지 금액 문제가 아닙니다.
모자라는 아이에게 더 주시면 아끼는 아이가 손해를 봅니다. 대신 왜 빨리 떨어지는지 같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형이 동생에게 돈을 빌려주거나 사 주는 일이 생기면 한 번 정리하셔야 합니다. 형제 사이에 채권 관계가 생기면 복잡해집니다.
마무리하며
용돈은 금액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라 규칙을 세우는 문제입니다. 얼마를 주느냐보다 무엇까지 책임지게 하느냐가 더 오래 남습니다.
처음 정한 금액이 안 맞으면 조정하시면 됩니다. 조정할 때 왜 바꾸는지 설명해 주시는 것까지가 연습입니다.
그리고 돈을 잘못 쓰는 경험도 필요합니다. 지금 5천원을 잘못 쓰는 것이 나중에 큰돈을 잘못 쓰는 것보다 훨씬 싼 수업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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